열감·냉증 수족냉증, 따뜻하게 했더니 왜 더 힘들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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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이 차서 따뜻하게 했는데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고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수족냉증, 손발 차가움, 상열하한
홍삼을 드시고 족욕을 하고 사우나에 다녀오신 뒤에 머리가 더 뜨거워졌다고 하십니다.
좋다는 걸 다 해 보셨는데 더 힘들어진 분께
진료실에서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손발이 차다고 해서 홍삼을 먹었는데, 얼굴만 더 달아올랐습니다."
"족욕하고 나면 그날 밤은 오히려 잠을 못 잡니다."
겨울마다 손끝 발끝이 시려서, 몸을 데우는 방법이라면 안 해 본 것이 없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하고 나면 손발은 그대로인데 얼굴과 머리만 뜨거워집니다. 그때뿐이거나, 오히려 그날 밤이 더 힘듭니다.
몸에 좋다는 것을 게을리해서 생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부지런히 하신 분들에게서 더 자주 보입니다.
이 글은 그런 분들을 위해 씁니다.
체질이니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들으신 분께
혈액검사도 정상, 순환 검사도 정상으로 나옵니다.
그러고는 "원래 체질이 그런 것"이라는 말을 듣고 돌아오십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얹힙니다.
몸에 좋다는 것을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더 나빠졌으니, 내 몸이 이상한 건가 싶은 마음입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꾀병이 아닙니다.
검사가 그 자리를 못 볼 뿐입니다.
검사는 혈관이 막혔는지, 피가 모자란지를 봅니다.
몸 안에서 열이 어디에 몰려 있는지는 그 검사의 항목이 아닙니다.
손발이 차면 몸이 찬 걸까요?
손발이 찬 것이 곧 몸이 찬 것은 아닙니다.
손끝과 발끝이 차가워지는 데에는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몸 전체에 열이 모자란 경우입니다.
다른 하나는 열은 있는데, 그 열이 위쪽에 갇혀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앞쪽이라면 데우는 것이 맞습니다.
문제는 뒤쪽입니다. 뒤쪽인 분이 겉에서 더 데우면, 갇혀 있던 열이 늘어납니다.
손발은 그대로인데 얼굴만 달아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서양의학에서는 이것을 말초 혈관 수축으로 설명합니다.
몸이 중심 체온을 지키느라 손끝·발끝의 혈관을 조인다는 뜻입니다.
조여 놓은 채로 겉만 데우면, 데운 열은 조여진 곳까지 닿지 못합니다.
그래서 같은 "손발이 차다"라도 두 분의 몸은 전혀 다른 상태입니다.
한 분은 채워야 하고, 한 분은 흘려보내야 합니다.
이 구분 없이 데우기부터 시작하면, 절반은 좋아지고 절반은 더 힘들어집니다.
따뜻하게 했는데 왜 더 힘들어질까요?
한의학에서는 이 상태를 상열하한(上熱下寒)이라고 부릅니다.
위로는 열이 몰리고 아래는 차가워진 상태입니다.
원래는 반대로 돌아야 합니다.
찬 기운은 위로 올라가고 더운 기운은 아래로 내려가는 순환, 이것을 수승화강(水升火降)이라고 합니다.
이 흐름이 끊긴 자리가 문제의 자리입니다.
환풍기 없는 방을 떠올려 보시면 쉽습니다. 방이 답답하고 구석은 서늘하니 난로를 하나 더 들입니다.
그런데 이 방에는 열이 빠져나갈 길이 없습니다. 난로를 더 들일수록 위쪽만 뜨거워지고, 바닥 구석은 여전히 서늘합니다.
모자랐던 것은 열이 아니라 나갈 길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손발만 볼 것이 아니라 함께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얼굴과 머리에 얼굴 열감이 있는지, 누워도 쉽게 잠들지 못하는 입면 곤란이 있는지,
낮 동안 기운은 어떤지, 그리고 데운 직후에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입니다.
홍삼, 족욕, 사우나, 온열기기. 모두 몸을 데우는 방법들입니다.
저는 데우기 전에 열이 나갈 길이 열려 있는지를 먼저 봅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순서의 문제로 봅니다.
실제로 위쪽이 이미 뜨거운 분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 손발은 찬데 얼굴은 쉽게 붉어집니다.
● 기운이 아주 없지는 않은데 밤에 잠들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대개 스트레스가 많았던 시기를 지나고 나서 시작됩니다.
다만 이런 반응이 있다면, 잠시 멈추고 순서를 바꿔 보시기를 권합니다.
하고 난 뒤에 얼굴이 더 달아오른다, 머리가 띵하다, 그날 밤 잠이 더 안 온다.
이 중 하나라도 반복된다면 몸이 보내는 신호로 봅니다.
복용 중인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이 있다면, 조정하기 전에 담당 선생님과 상의하십시오.
저는 데우기 전에 무엇을 볼까요?
길을 먼저 열고, 그다음에 데웁니다. 순서를 바꾸는 것이 제가 하는 일의 전부라고 해도 됩니다.
먼저 머리와 목에 몰린 긴장을 풉니다.
CST(두개천골요법)는 뇌척수액의 흐름을 되돌려
과하게 항진된 교감신경을 가라앉히고 부교감신경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갇힌 열이 빠져나갈 길을 여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과열된 상태 자체를 다스립니다.
청뇌탕은 과열된 뇌를 식히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방향의 처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길이 열린 뒤에 데우면, 데운 만큼 아래로 내려갑니다.
다만 어느 쪽을 먼저 손볼지는 몸 상태를 보고 정합니다.
무엇을 확인하고, 얼마나 걸릴까요?
체열검사(DITI)로 위아래의 온도차를 눈으로 확인합니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그림 한 장이 빠릅니다.
위쪽이 붉고 아래쪽이 푸르게 나오면, 손발이 찬 것이 열이 모자라서가 아니었다는 것이 그대로 보입니다.
자율신경검사(HRV)로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을 함께 봅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함께 살핍니다.
□ 한쪽 손가락만 하얗게 변했다가 돌아오는지
□ 어지럼과 창백함이 겹치는지
□ 체중이나 피로에 변화가 있는지
갑상선 기능 저하, 빈혈, 레이노 현상은 손발 냉감과 실제로 겹칠 수 있습니다.
배제하려는 게 아니라, 함께 있다면 그것까지 감안해 보기 위해서입니다.
해당되는 신호가 있으면 관련 검사를 먼저 권해 드립니다.
검사에서 위아래 온도차가 확인되면, 그때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체질이라는 말로 덮여 있던 것이 눈에 보이는 상태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먼저 손볼지도 그림 위에서 정합니다.
기간은 정직하게 말씀드립니다. 계절이 한 번 바뀌는 정도를 봅니다.
오래 지낸 분일수록 더 걸리고, 사람마다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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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온도 이야기를 다른 각도에서 다룬 글입니다.
■ 등 화끈거림, 등이 타는 듯 뜨거운 분들께
■ 오지윤 원장은 왜 몸의 온도로 보는가 →
손발이 차다는 말 한마디 안에도 갈래가 있습니다.
데워야 할 분이 있고, 길부터 열어야 할 분이 있습니다.
좋다는 것을 다 해 보셨는데 오히려 힘들어지셨다면, 방법이 틀렸다기보다 순서가 어긋났을 수 있습니다.
한 번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수족냉증 #상열하한 #자율신경 #냉증 #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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